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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턱없이 부족한 코로나19 검사와 대응 체계. 보건소 코로나 검사 후기

안녕하세요. 우네넹입니다.

요즘 코로나로 나라가 떠들썩 한 지금,
저도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일본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입국한지 며칠 되지 않은 저는,
입국 다음날 오후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약간의 기침을 동반한 감기기운이 돌기 시작했어요.

생각보다 열이 오래 지속되고 몸살기운도 있어
이건 독감이다 싶었죠.

하지만 저는 코로나에 대한 심각성도 잘 몰랐고,
입국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코로나 대응체계어떻게 구축되어있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일단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는데요.

그런 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중국 우한을 방문한 건 아니지만 해외 이력이 있으며
발열증세와 기침이 나서 병원을 찾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검사 대상자가 아니라며 검사를 거부당했으며
일반 병원에서조차 상대해 주지 않았다.' 라는 글이었습니다.

저와 가장 비슷한 입장에 계신 분인 것 같아,
'나도 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받지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에
저는 자연스레 일반 병원에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이력이 있는 독감기운 환자가 일반 병원에 간다?

같은 입장에 계신 분이 적은 그 글만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찾아보지 않았던 저는
병원에서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열과 두통에 생각하는 힘이 부족했나봅니다.
전화를 먼저 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혹시나 제가 코로나라면 그 병원과 병원에 찾아오신
모든 분들에게 폐가 되는 행동이기에 죄송스러웠지만,
정말 바이러스를 보는 듯, 눈으로 욕을 하듯 쳐다보며
'아니, 들어오시면 안돼죠!!!'라며 '얼른 나가세요!!'하는
간호사의 응대에는.. 저도 인간인지라 화가 조금 났습니다..

몰라서 찾아온건데...
착하게 말해줘도 충분히 알아들을텐데...
그렇게 사람 면전 앞에서 막말을 하니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아무튼 그래서 병원 앞에 쫓겨나 해외이력이 있는 경우의
매뉴얼을 읽어보며 전화를 돌려보는데,
지침이 이래서 어쩔 수 없다 죄송하다 하며 나오시는
의사선생님은 참 좋은 분이셨습니다ㅠㅠ

때는 토요일이었으며, 처음엔 1339에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 관할 보건소에 연락을 했는데요.
먼저, 개인정보와 전화를 통한 역학조사를 진술하고
증상과 확진자와의 접촉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보건소측에서는 관할병원의 선별진료소로 가라고
병원측에 이야기 해 두겠다고 하여 병원으로 향했는데요.

병원 진료시에는 기다리는 일도 많은데다
코로나가 극성이니 사람이 많으려나 혹시 몰라서,
'이야기 해 두신다고 하셨는데 그럼 대기 없이 검사받을 수 있는건가요?'라고 물었더니.

비웃듯이 '검사 받고계시는 분이 계시면 당연히 기다리셔야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는데,

이 또한 무슨 응대지? 싶었네요.. 갑작스런 반존대와 함께

제가 묻고자 했던 것 과는 다른 답변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우선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건가요? 라는 의미의 질문이었는데

아마 저의 말주변이 부족했나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걸 질문이라고 해요? 식의 대답
보건소 직원으로서 옳은 답변은 아닌 듯 했습니다...ㅠㅠ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여 음압병실에 들어가
간호사와 이야기를 해보니, 병원에서는 진료를 보는데
코로나인지 아닌지 뿐만 아니라 엑스레이와 독감검사도
진행하기때문에 5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코로나인지 아닌지만 알고 싶다면 보건소에서 무료 받을 수 있다.
어디서 검사를 진행하실지는 맡기겠다. 라는 이야기에


저는 일단 음성판정을 받아야지 일반 병원도 갈 수 있겠다 싶어
보건소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보건소에 도착하자,
오늘은 의사선생님들이 출장을 가셔서
진료를 봐 줄 분이 한분도 남아있지 않다
죄송하지만 내일 다시 찾아와달라. 하여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일단 여기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는 지금,
아무리 인구가 적고,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동네라서
코로나의 전염 심각성에 대해 무디다고는 하지만,
관할보건소에 의사 한 명을 안 남겨두고 모두 출장을 보낸다니요?


그래서 다음날 다시 찾은 보건소.
어떻게 오셨냐길래 어제는 의사가 없어 진료 못한다 하여
오늘 다시 오라고 해서 왔다고 하니,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는데?확인좀할게요 식의 대응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에서는 업무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고있지 않구나. 를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검사 전, 역학조사 다 하셨어요? 라는 물음이 있었는데
저는 전화로 제 개인정보와 역학조사를 이미 모두 마친 상태였음에도,

검사 전 다시 진술해야 했습니다. 제 정보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ㅠㅠ

검사 후에는 '밖에서 기다리셨다가 설명 듣고 가세요'라길래 계속 기다렸는데

아무도 설명해주려고 하지 않아 직원에게 말을 했더니
잠시만요. 하길래 또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누가 내려오더니 둘이 얘기하다가
직원이 나를 가리키면서 내려 온 사람에게
'설명해드리면 돼요.'라고 하는데 그 사람은 또
'네? 무슨 설명이요??'이러고 있고.

 

되려 저에게 '무슨 설명 들으라고 하셨어요?'하고 질문하길래
'그건 저도 모르죠;;;;;'라고 대답하니 '검사는 다 하신거죠?'라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그럼 왜 기다리고 계신거에요...?'하길래
어이가 없어서 '???설명 듣고 가라길래 기다리는건데요...???'라고 대답하자,
그냥 가도 된다고 하더군요.....허허

일반 병원도 못가는 독감환자 날도 추운데 밖에서
대기하라고 해놓고 결국 그냥 가셔도 된다니....
정말x1000000 업무 전달이 안되는구나를 또 느꼈습니다.

하지만 보건소의 구멍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검사 후 500원 내고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 갔는데요.
이걸로는 처방을 해줄 수 없다는겁니다.


이유를 물으니 제가 가져온 건 '보관용'이라고
'약국제출용'으로 가져와야만 처방이 가능하답니다.

그래서 다시 보건소에 연락을 해보니,
인쇄를 잘못해준것같다고 선별진료소로 다시 와서
다시 받아가라는 겁니다........

후.. 그래서 다시 또 보건소로 향한 저는,
'방금 받아간건데 이건 보관용이라 약국처방 못받는다고 하던데요.

저는 이거 한 장 밖에 못받았는데...'라고 하니 돌아오는 대답이 가관이었네요.

'그럼 어떤 걸로 드려야 하는데요?'
....그건 보건소 직원이 알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선별진료소 보는 사람은 보건소 알바씁니까...?
와.. 이건 알바가 아니면 설명이 안될 정도의 구멍이었어요.....

'무슨 약국...?의료...?뭐 그런걸로 주셔야 한다던데요...?'라는 설명에 겨우

'확인하고 바로 다시 뽑아다 드릴게요' 하고 약국 제출용 처방전을 받아 올 수 있었네요.

저는 현재 보건소에서 처방받은 처방전을 먹고
많이 안정되고 나아진 상태이며, 때문에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는 아닐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한 행정구역을 관할하는 보건소가
이처럼 구멍이 뻥뻥 뚫려 코로나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면서
복잡한 마음도 들고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 대응력에 세계가 놀라고
모두가 감탄했다는 것도 옛말처럼 들리는
현재의 확진자 수를 보고있으면,
이런 대응으로 괜찮을 리가 없는데.. 싶고
정말 전혀 1도 체계적이지 못했습니다.

작은 시여서 그런걸까요. 광역시는 조금 다를까요...
굉장히 복잡한 마음이 드네요...

또한,
중국이 아니라고 검사대상에 조차 들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제 경험과는 달랐습니다.
해외 이력이 있으며 감기증상을 보인다면
누구든 검사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니,
저처럼 멍청하게 일반 병원먼저 가시는 일 없길 바랍니다.

검사 대상 아니라고 보건소에서 빠꾸먹는 것도 슬프겠지만
일반 병원에서 전염병 취급 당하는 것도 상당히 슬픕니다...

 

 

코로나19 검사는 20cm정도 되는 면봉 두 개를 가지고
하나는 콧구멍에 한 번 쑥, 또 하나는 목구멍에 한 번 쑥 하는데,
저는 목구멍이 쓸려서 없던 인후통이 생긴 것 마냥
ㅠㅠ아프다 했고, 콧구멍에는 아주 눈물을 쏙 뺐네요...


그냥 눈물이 자연스럽게 줄줄 나왔어요....하하
눈물을 훔치면서 나오는 저를 보고
아빠가 검사받다 맞은 줄 알았대요ㅋㅋㅋㅋㅋㅋ

검사 시간에 비해 검사 대기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고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5~10분 남짓인 것 같습니다.

애기들도 검사받는데 진료소 안에서 애기들 우는소리나고
나도 이렇게 맵고 아픈데 애기들은 얼마나 끔찍할까 싶고..

비록 이번 보건소의 대응에는 많이 상처도 받고 실망도 했지만

그저 정말 하루빨리 코로나 백신이 안정적으로 개발되어
이번 코로나 사태도 어서 끝을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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